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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속닥속닥] 공간(空間) 사옥 매각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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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랜드타운 작성일13-11-16 09:29 조회3,0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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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16 (토)
 
1931년 2월 서울 생(生). 1950년 서울대 건축학과에 입학 후 한국전쟁으로 2년 만에 중퇴하고 일본 동경예술대학 건축과에 입학, 1958년 졸업. 이듬해 서울 남산 국회의사당 건축설계 현상 공모에서 1등으로 당선되며 한국 건축계에 혜성처럼 등장. 현대건축의 태동이 시작되던 1960년대 중구 정동 ‘문화방송 사옥’ 남산 ‘타워호텔’ 충남 부여 ‘국립부여박물관’ 종로구 중학동 ‘한국일보 사옥’ 등을 잇따라 설계하며 80년대까지 한국 현대건축을 견인. 1986년 6월 사망.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로 꼽히는 고(故) 김수근씨의 일대기입니다. 55세 나이에, 요즘 치면 ‘요절한’ 천재 건축가는 자신이 세운 회사 공간건축사사무소(공간그룹)와 그의 집터이자 평생 일터였던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을 남긴 채 한국 건축사의 큰 획을 긋고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났습니다.

그리고 27년이 흘렀습니다. 안타깝게도 올해 초 공간그룹이 부도로 쓰러지면서 한국 현대건축의 태동과 숱한 문화예술 창작 활동이 이뤄졌던 공간그룹 사옥이 공개 매각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한때 서울문화재단 등 공적 기관에서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매각 절차가 불발로 끝나자, 채권단은 오는 21일 공개매각을 통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입찰자에게 매각키로 했습니다.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물로 문화재급 보존 가치를 지녔다는 건물 특성 때문일까요, 공간그룹의 사옥 매각은 다른 부도 회사의 사옥 매각과는 달리 공매를 앞두고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당장 매각을 앞두고 고 김수근씨가 설립한 공간그룹과, 김수근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김수근문화재단 측이 바라는 최선의 시나리오도 사뭇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공간그룹 입장에서는 최고가 매각을 통해 회사를 다시 재건하는 것이 선배 건축가가 못다 이룬 꿈을 후배들이 이어갈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일겁니다.

김수근문화재단은 보존 가치가 높은 문화재급 현대 건축물이 특정 자본(기업)에 넘어가 사유화되는 것은 최소한 막아야 한다는 것이 매각에 앞서 지켜져야 할 조건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인이 생전에도 사옥을 일반 시민들과 공유해온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것이지요.

재단 측은 결국 얼마 전 서울시에 공간 사옥을 문화재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고, 시는 이를 받아 들여 공매 절차를 앞두고 등록 문화재로 등록해줄 것을 문화재청에 신청했습니다.

등록문화재가 되려면 연대 기준이 50년이 넘어야 하는 원칙이 있으나, 긴급한 보호조치가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등록할 수 있다는 법조항을 근거로 서울시가 발벗고 나선 것입니다.

문화재로 등록이 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공간 사옥 매각은 낙찰과 유찰이 분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재로 지정이 된다면 인수자 마음대로 건물을 부수고 지을 수가 없어 활용도는 떨어질 것이고, 낙찰 가능성도 그만큼 떨어질 게 분명합니다. 공간그룹이나 채권단 입장에선 바라지 않는 경우의 수가 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문화재 등록 판결은 공매 기일인 21일에 앞서 다음주초 정도에 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최상의 시나리오는 적정 가격에 매각이 이뤄지고, 인수자는 공공성을 살리는 사옥 운영을 하는 것이겠지요.

어쩌면 둘 중 하나는 양보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건축의 산실이 다시 재건되는 것도, 평소 문화예술을 나누고 사옥을 공유했던 고인의 손길을 잇는 것도, 모두 그가 공간 사옥을 통해 남긴 또 하나의 유산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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